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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기고] 산남의진역사(山南義陣歷史) 76

전원생활체험학교장
본보 논설주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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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입력 2022.08.10 18:07
  • 수정 2022.09.30 15:2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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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참괴(慙愧)라는 단어가 있다. 참(慙)은 자기가 지은 죄 를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이고, 괴(愧)는 다른 사람들에 게 대하여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. 부끄러워한 다는 것은 무엇인가, 스스로자신을 꾸짖어서 다시는 이 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다.

그것 도 모자라 밖으로는 자기의 허물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 들에게 자신을 욕보임으로써 혹시 있을지 모르는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신념을 표하는 것이다.

불가에서 말하는 참 회(懺悔)와 다르지 않다. 참(懺)란 먼저 지은 허물을 뉘우 치는 것을 말하고 회(悔)란 뒷날에는 다시 짓지 않겠다 고 맹세하는 것이라고 한다. 동엄선생은 치(恥)를 앞세운 시(詩) 네 수를 지어 자신 을 경계하고 있다. 치(恥)는 ‘부끄러워하다, 부끄럼, 욕, 도 (道)에 어긋남을 부끄러워하는 마음, 남에게 당한 부끄러 움’ 등의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. 백성을 다스리는 관 리가, 국민을 주인으로 섬긴다는 선출직들이, 공직을 수 행하는 공무원이, 스스로 가방끈이 길어 잘난 사회 지도 층들이 치심(恥心)을 앞세울 수 있다면 가히 좋을 일이다.

 

25. 恥聲聞) 過情 (치성문과정: 명성이 마음에 지나침을 부끄러워하다) 奈何聲聞過其情(나하성문과기정) 吾面 ) 愧不輕(오면육니괴불경) 未知夫子虛無戒(미지부자허무계) 內自空空外有名(내자공공외유명) 어찌하여 명성과 소문이 실정(實情)에 지나쳐 내 면목(面目) 부끄러워 참괴( 愧)함이 가볍지 않다네 스승께서 헛되이 경계함이 없었음을 알지 못하였으니 안으로는 저절로 비고, 비어 있는 저 밖에 이름이 있도다.

 

26. 恥自欺(치자기: 스스로 속임을 부끄러워하다)

云誰欺乎實自欺(운수기호실자기)

暗然行世少不知(암연행세소부지)

樗 ) 些材謂任棟) (저력사재위임동)

傍人爭自笑嗤嗤) (방인쟁자소치치)

누굴 속인다 하는가, 실은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니

어둡게 세상 살아가노라니 젊어선 알지 못했네

가죽나무 같은 하찮은 재목을 두고 대들보 같은 중임을 맡으라

하니 옆 사람들이 다투어 비웃는 소리 들리네

 

27. 恥中無立柱(치중무입주: 마음 속에 기둥을 세우지 못함을 부끄러워하다)

問渠何事中無柱(문거하사중무주)

百事虛存聽與睹(백사허존청여도)

沈沈6)物欲今幾年(침침물욕금기년)

未聞聲關鳴義鼓(미문성관명의고)

그대에게 묻노니 어찌하여 마음속에 기둥이 없는고?

모든 일이 허망하네, 듣고 보는 일조차도 물욕에 깊이 빠진 지가 지금 몇 년이던고? 소리가 막혀서 바른 북소리 들을 수 없구나 

 

 

 

☞ 각주 1. 성문(聲聞): 명성이나 세상에 알려진 좋은 평판. 2. 육니(忸怩): 부끄러워하고 머뭇머뭇하다. 3. 저력(樗櫟): 가죽나무와 상수리나무를 말하는데, 이 나무들은 재목이 될 수 없는 쓸 모없는 나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. 《莊子 逍遙遊, 人間世》 4. 동(棟): 용마루, 마룻대, 중요한 일을 맡을 인물. 5. 치치(嗤嗤): 비웃는 소리. 6. 침침(沈沈): 무성한 모양, 깊은 모양, 마음이 무거운 모양. 물이 깊은 모양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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